찾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5. 9. 19. 14:54

(이 글은 일종의 도움 요청입니다.)

 

길게 잡아 10년 정도의 기간이었던 서울생활은 8년 전 쯤에 일단락되었는데 딱히 기록을 해 둔 것이 없는지라 당시 일은 기억에 의지해서 되새겨보는 것이 다이다.

물론 물증이나 기록 없는 순수한(?) 기억은 크게 믿을 놈이 못 된다. 일반론도 그렇거니와... 기억과 (확인가능했던) 과거의 실제가 많이 달라 민망;;;했던 경험이 여러 번이라 당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라치면 스스로 걱정부터 한다.

그러나 필요나 욕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또 입을 열게 된다. 지금처럼.

 

(다시 한 번, '기억이 맞다면'이란 전제 깔고 얘기하자면)

 

나는 당시 살던 관악구 지역에 유통되던 벼룩시장 류의 생활정보지에서 판타지 단편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벼룩시장이라니...... 대학신문사의 학보나 무슨 학생단체 또는 주민단체의 유인물이라면 모르겠는데... 하여간 기억하기로는 생활정보지였다.

읽을 당시에는 "아니 이런 매체에서!"라며 놀랐던 것 같다. 편견이려나;;;

 

작가는, 김예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른바 한국형 판타지의 초기 유명작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보았던 [용의 신전]을 쓴 그 김예리 작가.

이 또한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와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이 작가의 작품으로 출판이 된 것은, 내가 알기로도, [용의 신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외 [사하] [네크로만테이아] [화랑세기] 등을 인터넷 연재했다고는 하는데 이쪽은 잘 모르겠(거니와 관심도 없;;;)다. 하여간 ‘김예리가 쓴 생활정보지에 실린 한 면 길이의 초단편 판타지’라니...... 남의 이야기라면 나부터도 관심을 껐을 것이다...만서도.

 

이왕 시작한 거;;; 마저 내 ‘기억’을 풀어놓아 보자.

작품 제목은 기억이 나질 않고,

생활정보지의 한 면을 빼곡 채운, 작은 삽화가 하나 들어가 있었던 모습으로 기억한다.

그야말로 짧았지만 내 취향에 맞는 요소들이 가득한 줄거리였다. 종족 간의 거대한 전쟁, 한쪽 종족 우두머리의 왼팔이었던 주인공의 분투와 영광과... 배신과 좌절과... 결단 그리고 그 뒤의, 나로서는 정말 놀라웠고 약간은 반전 같았던 마무리와 마지막의 여운. 특히 그 마무리가 두 종족 전체의 운명에 관한 것이라, 주인공의 고민 위주로, 그러니까 ‘좁게’ 전개되던 이야기가 마무리의 단 몇 문장으로 그 범위가 무지막지하게 확대되었던 느낌도 기억난다.

줄거리의 세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짧은 이야기를 정말이지 몰입해서 읽었었다.

(‘왼팔’이라고 표현한 것은, 주인공의 일이 암살 첩보 같은 어두운 면에서 활약하는 것이라서였다. 주인공이 ‘결단’을 실행한 것도 암살자로서의 능력에 기댄 것이었다. 이런 표현 또한 편견에 기댄 비유이지만.)

 

이상의 기억을, 좀더 융통성 있게 요약하자면.

- 생활정보지......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신문 형태의 매체라고 정리하는 게 낫겠다.

하여간 단행본이나 단편집 출판본 형태는 아니었다...

- 그 매체의 한 면을 빼곡 채운 짧은 판타지 소설.

- 작가가 놀랍게도 김예리...... 이 부분도

어쩌면 다른 사람이 작가인데, 내가 읽던 당시 ‘김예리 풍’이라고 느껴서였는지도.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스스로도 생각이 들지만...... 혹시 이 이야기를 아시는 분

그리고 이 이야기를 구해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다.

왜 생활정보지(?)를 보관해 두지 않고 이제 와서 이 난리인지... 나도 참.

 

(글을 쓰는 동안, 작가명을 ‘김예나’로 알고 썼는데,

혹시나 확인해보니 김예리. 역시 이노무 기억ㅠㅜㅠㅜ

이런 꼴로 부탁이란 걸 해도 되는 겐가;;;)

Posted by taichir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