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좀 써 보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 느낌이지만) 맞춤법 오류를 가끔 너무 자주 목격한다 싶을 때가 있어서 얼마나 효과가 있든 한 번쯤은 써 보고 싶네요 이런 이야기. 이러는 저도 많이 틀리고 많이 모릅니다.(특히 띄어쓰기와 사이시옷은 영 자신이 없군요.) 그래도 서로 지적해 주면서 오류를 줄여 나가는 게 좋겠죠.

제 눈에 자주 뜨이는 오류와 그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요령에 대한 제안을 세 가지 해 봅니다.

 

 

첫째, ‘(로)서’와 ‘(로)써’ - 알쏭달쏭하면 차라리 (로)서를 택하라.


‘방어의 수단으로x의 공격’이라는 문구를 예로 들어 봅니다. 누가 sns에서 x에 들어갈 글자가 둘 중 어느 것이 맞는지 고민하자 여러 사람이 조언을 하는데, 그중 개인적으로 최강&최악이었던 조언을 소개하자면 “해당 문장 안에 수단이란 말이 있으니까 ‘써’가 맞다.”였습니다......이 문제에 대해 조금은 아는 사람이 한 조언이라 더 서글픕니다.
심지어 이걸 고민하던 분은 ‘서’가 맞다 믿고 있었는데 자신이 속한 단체 카톡방에서 그 생각을 드러냈다가 반대 의견이 더 많아 황당함을 느낀 일까지 있었다더군요.;;;

‘(로)서’는 자격을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 앞말과 뒷말이 동격입니다. 영어로 치면 is나 (전치사) as 가 두 낱말 사이에 놓일 때 무리가 없는 경우이죠. 예를 들면 “나는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킨다.” 거나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쓰면 맞게 쓴 겁니다. <나 = 군인/시민>이니까요. 앞에 예로 든 문구에도 그래서 ‘서’가 들어가야 합니다. <공격 is(as) 방어의 수단>이므로.
특히 A“로서의” B라는 표현은 백이면 백 ‘서’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로)써’는 수단을 나타냅니다. 뭔가를 이용하여 다른 뭔가를 이루려 할 때 씁니다. 영어라면 (전치사) by를 쓰면 알맞은 경우입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조금(?) 의역하면 “군인은 그 목숨을 바침으로써 나라를 위한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텐데, <나라를 위함 by 목숨을 바침>이라는 의미이므로 ‘써’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바꿔 말해, 이 경우 앞말과 뒷말은 동격이 아닙니다. 둘 사이에 등호(=)를 놓아 보고 성립이 안 되면 ‘써’, 되면 ‘서’...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듯.

그리고 제 경험상 ‘써’를 써야 할 곳에 ‘서’를 잘못 틀리게 쓰는 경우는 잘 없었습니다. 대개는 그 반대더군요. 그래서 첫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차라리 (로)서’라고 제안을 한 것입니다.

 

 

둘째 , ‘던’과 ‘든’ - 애매하면 차라리 ‘든’을.

“정 할 일이 없으면 잠이라도 자던가.” “가던 말던 내 마음이지.” 같은 표현들을 자주 보는데, 두 가지 예 모두 잘못된 표현을 썼습니다. 둘 다 ‘든’을 써야 할 경우입니다.

‘던’은 과거의 사실을 나타내는 문구의 끝에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같이 앉아서 놀던 곳’ ‘작년 오늘 새벽에는 어찌나 비가 많이 내렸던지...’와 같이 써야겠죠.


한편 ‘든’은 내용상 두 가지 이상의 선택이 가능할 때 씁니다. “잠이라도 자든가(‘말든가’라는 뒷말이 생략되어 있는데 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든 말든 내 마음.”처럼 써야 합니다.

어느 쪽을 쓰‘든’ 상관없다 여기지 마셨으면...... 이 문제도 ‘던’을 틀리는 경우는 잘 없는 데 비해 ‘든’을 써야 할 곳에 ‘던’을 써버리는 경우를 너무 자주 봅니다. 헷갈리면 ‘든’을 쓰는 게 확률상(...) 더 맞을 겁니다.

 

 

셋째, ‘에’와 ‘의’ - 이번엔 단정적으로 제안하진 못하겠지만, 명사와 명사 사이에는 ‘의’를 쓰는 것이 맞는 표현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20세기에 과학자들” 같은 표현을 언젠가부터 자주 봅니다. 명사와 명사 사이를 잇는 부분이니 ‘의’를 써야 하죠. “배철수의 음악캠프”처럼요.
‘에’는 보어라서 뒷말 쪽에 먼가 서술어(주로 동사겠지만)가 있을 때, 또는 겉으로는 표현이 생략되었지만 의미상 문맥상 있을 때 쓰는 게 맞습니다.


“어머니와 오후에 점심”이라고 수첩에 일정을 적어두는 경우를 예로 들자면 이 말은 ‘어머니와 오후에 함께 점심식사하기’를 줄여 쓴 말이라 이때는 ‘에’가 더 어울리며, ‘의’를 쓰는 게 오히려 더 어색합니다. 같은 경우로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지”라는 책 제목도 있죠.
‘에’와 ‘의’의 문제는 앞의 두 가지보다 조금 더 세심하게 살필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뭔가 광역 어그로를 끈 거 같지만(...그래봤자 듣보잡인데 뭐 어때;;;) 아주 약간이라도 이 글 보시는 분께 도움 되면 좋겠네요. 위 글에 틀렸다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가르침 바랍니다. 미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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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페이스북에 올렸음)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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