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21. 페이스북)

아래 링크한 웹툰이 1년 4개월만에, 장기휴재에서 돌아왔다는 걸 알았을 때, 정말이지 기분좋은 전율이 등짝을 타고 흘렀다.
처음부터 보시기를(이른바 정주행) 강추, 강추, 또 강추하고픈 작품이다.

 

이 작품의 장점을 감히 논하자면
- 딴 거 다 치우고 일단 재미가 있다.
- 작가가 '검술 덕후'이신지라 액션장면 하나하나가 예술
- 실제 세상의 한 구석을 보는 듯한 '씁쓸한 재미'가 있다.
- '적은 생각보다 추악하지 않고 아군은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소박한(?) 진리를 잘 보여준다.
(인용한 말은 진중권 님이 한 말을 대충 기억하고 있는 것)

 

추천 제외대상은 다음과 같다.
- 세상일 무 자르듯이 선악 딱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
- 아무 생각없이 화끈 통쾌한 작품 보고 싶은 자
(두번째 사람들에 대해선 별로 유감이 없다.)

이상과 같은 나의 추천 웹툰은
네이버웹툰 <그 판타지 세상에서 사는 법> (약칭 그판세)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316909&weekday=wed&page=17&fbclid=IwAR1VKfvSRRkfKB-rxR9jJWasL9jPqkPH_Dk60yp7O1vwxaLwAmwc2nL2SKQ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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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9. 페이스북)

인간이 살아가는 꼴이나 세상의 모습과 흐름을 잘 배우고 글로 잘 표현해 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그러기 위해 적어도 두 가지(혹은 세 가지)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는 말할 것도 없이 공부와 정보수집이다.

전자는 기존의 지식(이론) 습득, 후자는 글 쓰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현대(실시간) 현황파악.

 

둘째는, 사실 이건 내가 개인적으로 결핍을 느껴서 하는 말인데,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극단적으로) 밀고 나가 보는 ‘(지적인) 용기’이다.

윤리, 정의, 신념 이런 것들도 생각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고정관념이요 장애물이기 십상이다.

이걸 무너뜨릴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내가 공부 비슷한 것을 할 때(혹은 그러고 있다고 야무지게 착각하고 있을 때) ‘지적인 정직성’이란 말을 좋아하던 교수님께 여러 번 들었는데 어쩌면 그것인지도.
(아니아니, 내게 결핍된 것은 둘 다다. 젠정 ㅠㅜ)


끝까지 밀고 나가다 보면 실수, 실패, 좌절할 때도 당연히 생기는데, 그런 용기가 있으면 그 경험들이 약이 되고 요령이 되는 것 같다. 반대로 성공적인 경험들도 있을 테고 이건 자신감으로 이어질 테니 그것대로 좋다. 이걸 셋째로 필요한 요소인 경험이라고 독립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내겐 이것들이 없었고 지금도 없다. 즉 자격(...)이 없는 것인데, 뻔히 알면서 글을 무척 잘 쓰는 사람들을 보며 찬탄과 동시에, 부끄럽게도 무척이나 질투심을 느끼곤 한다. 질투심으로 인간이 추해지지 않으려면 이른바 수양이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은 대로 받느니(먼산)...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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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11. 페이스북에 올림)

일본만화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처럼, 강인함과 선함(또는 정의감)이 조화를 이룬 대중문화 캐릭터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세파를 헤쳐 나가는 강인함, 욕심이나 자신의 강인함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선함(정의감). 거기에 재치와 유연함까지 있어 사람이 완고하지 않다면 더더욱 좋다.

또 꼽을 수 있는 인물은 뮬란. 성차별을 극복하고 공적인 업적까지 남긴 여성영웅이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디즈니 애니 뮬란(1998년 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고 오랜만에 생각났다. 이 애니는 정말 좋다ㅎㅎ.
(중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여성영웅 중 하나인 화목란(한국식 한자발음이다)의 이름의 중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영어식 발음...(헥헥)을 한글로 가장 가깝게 표기하면 ‘뮬란’인 듯하다. ‘듯하다’라고 한 건 ‘물란’이 더 맞는 표기란 의견도 있기 때문.)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서인지 몇몇 지점에서 느끼게 될 수도 있는, ‘너무 눙치고 지나가는데’ 싶은, 미묘하게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지점들이나, 중국과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외부세력을 절대악으로 묘사(‘상종 못할 오랑캐’라는 식으로 중국의 화이관을 반영한 것인지 아님 ‘훈 족’에 대한 유럽인의 공포감과 적개심을 반영한 것인지..)한 것이 불편하다면 불편하지만.
하여간 차별에 맞선 여성영웅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점에 엄지 척. 그러고 보니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의 어느 대목인가에도 화목란에 대한 소개가 있더라.(트위터에서는 계정명 ‘류노스케입니다’ 님이 긍정적으로 디즈니 뮬란을 평가하면서 - 기회의 차별에 맞선 여성영웅, 디즈니 최초 동양인 주인공, 디즈니인데 무려 전쟁영화라는 점 등을 꼽았다. :https://twitter.com/dksldpdy/status/649831314833600512)

그리고 나서 바로 최근에, 중학생 시절 충격과 공포와 감동 속에 읽었던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양들의 침묵](고려원 판 번역본)을 다시 한 번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렇다. 연쇄살인 수사관 클라리스 M. 스타알링을 빼놓을 수 없지!!
(이건 나중에 1991년 작 영화로도 보았다. 안소니 홉킨스, 조디 포스터 님 연기 참으로 존경)
아무렴... 클라리스 M. 스타알링. 아마 내가 ‘누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엎드려(응?) 외치고 싶었던 (아마도) 최초의 인물이 아니었을까. 어릴 적 트라우마를 품고, 겨우겨우 다다른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발탁 기회를 버릴 각오를 하면서까지 약자를 구하고 범죄자를 막아서는 그 모솝은 참 감동, 대감동.(아니 FBI 요원이 할 일 골라서 하는데 왜 요원이 못 된다는 건지 궁굼하신 분은 어서 도서관으로)
물론 대중적 인지도는 ‘한니발 렉터(한니발 카니발. 즉 식인종 한니발)’라는 희대의 악당 캐릭터가 너무 사람들에게 먹어줘서 좀.. 밀리지만(나도 이 한니발 캐릭터에는 클라리스와 별개로 너무 매력을 느껴 버려서 할 말이 없다;;).

덧) 사실은 덧글을 쓰고 싶어서;;
[양들의 침묵] 다음 이야기인 [한니발]은 실망, 대실망 작이었다. 내가 진짜 누가 책 보겠다는 거, 그게 무슨 책이든, 안 말리는 사람인데 [한니발] 노노ㅠㅠ. ‘강인하고도 정의로운’ 클라리스의 캐릭터를 지근지근 짓밟고 시궁창에 팽개치고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망작이요 용두사미의 모범이다(라는 게 나의 소감이다). 뭐 삼부작(레드 드래곤 – 양들의 침묵 – 한니발) 모두 이젠 출간된 지도 오래되었으니 뒷북 오브 뒷북이지만.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66078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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