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반점

카테고리 없음 2015. 9. 3. 23:09

노래방 분위기 띄우기 노래라면 역시 [중화반점]이다.

 

곡이 호쾌하기 이를 데 없고, 가사가 꽤나 '예상 밖'이라서

노래 듣는 사람들이 좋은 의미에서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아마 올해 여름 어느날인가..일 텐데,

노래가사가 거의 대부분 사랑 이별에 대한 내용이라 사랑 이별 아닌 다른 세상 일들에서 느끼는 감정을 담은 가사가 들어간 노래 좀 많이 보았으면 하는 트윗을 보았다.

...

꽤 공감이 갔는데, [중화반점]은 곡조가 호쾌하기도 하거니와 가사가 또 그런 내용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중화반점(의 짜장 짬뽕의 맛이며 번개배달 등등)을 찬양^^하는 그런 내용의 가사.

 

가히 우리네 잡가의 전통을 면면히 잇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음?)

 

덧) 지금에 와서는 번개배달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만서도.

덧2) 중화반점 얘기하니 또 하나 생각나는 좋은(...) 노래가
[모두 출근 후에]이다. 김원준의 [모두 잠든 후에] 곡을 그대로 썼고 출근길의 고생 애환을 담은 가사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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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장량 초한의 쟁패
(괴이한 잡문으로 읽으신 후의 마음의 평화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구주.

 

진시황의 포악한 공격으로 가족과 친인을 모조리 잃은 장량은
하루하루 죽은 자들의 망령에 시달리며 살아가다
역발산 기개세 항우의 군대에 붙잡혀 징집된다.

 

어느 날 임무를 받아 관중으로 출정하게 된, 항우 군의 임페라토르 유방.
항우 몰래 소하 진평 기신 역이기 번쾌 등 인재란 인재는 싹 쓸어
한중으로 질주하고 일행 중에는 장량도 함께한다.

 

위험을 느낀 항우가 군을 몰아 쫓아오고
유방은 필사의 도주를 전개하지만
유능한 전차병 워보이 한신에게 따라잡힌다.

 

그러나 붉은머리 소하가 옆구리를 찔러대자
마음을 돌리는 한신, 유방 일행에 가담하고
더욱 놀란 항우는 강력한 부하 범증까지 대동하여 추격에 박차를 가하지만
장량은 지모와 용맹을 발휘, 범증을 날려버리고
항우 군의 추격을 늦추는 데 성공한다.

 

천신만고 끝에 한중에 입성한 유방.
항우 파멸을 맹세하며 울부짖는다......

 

또 한 번 장량은 지모를 내니
인재들을 구주 곳곳으로 보내어
항우의 군대를 분산시킨다.
그러나 작전의 와중에 기신과 역이기를 잃는 아픔도 겪게 된다.

 

끝내 항우를 본거지에서 멀리 내보내는 데 성공하자
유방은 번개 같은 진군을 명하고
이에 한신은 전차군단을 몰아 차례로 항우 군의 팔다리를 격파,
마침내 십면매복으로 항우를 포위하고 마지막 공격을 가하다
힘이 다해 쓰러진다.

 

이때 유방은 한신을 구할 수 있었지만
전차군단을 장악한 그를 항우 다음가는 위험으로 여기고 내버려둔다.
전설에 따르면 마지막 공격을 가하기 전 한신은
"이 얼마나 사냥하기 좋은 날인가!(what a lovely day for hunting!)"
라는 한 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드디어 쓰러지는 항우.
항우의 늘어진 몸을 만민에게 전시하는 유방.
권좌에 앉아 천하를 발 아래에 둔다.

 

이때에 이르러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조용히 짐을 챙겨 떠나가는 장량의 모습

 

사막의 신기루처럼 유방이라는 영웅 앞에 나타났던 장량.
한 줄기 모래바람처럼 영웅의 품을 떠나 또다시 망령을 등에 진 채 방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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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원체 나돌아다니질 않는 성격이다 보니 이젠 적은 나이라고는 할 수 없는 지금도, 집 밖으로 나서면 여전히 낯선 풍경이 낯익은 풍경보다 많다.

주변 사람들이 나누는, 가게며 네거리며 유명한 지형지물 이름들이 등장하는 얘기에 끼지 못하고 열심히 듣고만 있을 때가 많다. 대구 사람 맞냐는 말 자주 듣고 산다. 집에서 조금 걸어나가기만 해도 그렇다.

물론 지금 집에서 산 지는 삼 년밖에 안 되었... 삼 년이나 되었는데도 그렇다.

 

오늘도 집에서 십여 분, 넉넉잡아 이십 분 거리의 시장에서 몇 가지 사서 돌아오다가

(시장과 우리 집 사이엔 넓고, 소규모 아파트 단지도 두서넛 자리잡고 있으며 길이 약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주택가가 있다)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를 함께 파는 가게를 보았다. 물론 처음으로.

아마 처음 들어선 골목길일 것이다.

거리로 따지면 시장 첫머리(즉 지금 하는 이야기의 '무대 위'에선 집에서 가장 먼 곳)에서 집까지 2/3 내지 3/4 정도 쯤이다.

 

언젠가, 누구든 꼬셔서(?) 맛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은 후에 실망할지언정 일단 가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음식점이나 술집이 있다. 저 집이 그랬다.

 

한데 이 집 ...왜 그렇게 가 보고 싶어졌지?

 

...돌아간 친구 한 사람과 둘이 꼭 가 보자고 의기투합했던 적이 있었다.

양꼬치와 칭다오 맥주.

또는 트위터친구 누군가가 더 낫다고 추천했던 하얼빈 맥주.

두 맥주 다 있으면 비교도 가능하겠지.

".....에 잘 하는 집 알아. 같이 가 보자."고 그는 말했었다.

 

갑작스레 생각이 났다.

잘 하는 집 위치와 이름은 끝내 기억나지 않는다. 서구 쪽이라 했던가? 성서?

 

기일을 지나쳤다.

 

친구의 가족들과는 면이 없고... 혼자서, 뭐랄까, 심상(?)이라도 하려 했지만.

(뭔가를 거창하게 하려던 것은 아니지만서도...)

첫번째 기일이었던 작년에도 두번째인 올해에도 이꼴이다.

 

지난해 2월에 옮긴 부서에서 맡은 업무는 무척 힘에 부쳤다.

조금 익숙해졌고, 좀 있으면 업무가 조금 줄어든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때때로 힘들어진다.

더구나 8월 ...하필이면 8월이다.

우리 부서 내에서도 우리 팀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 중 하나이다.

내 주업무와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8월에 하는, 내 직장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하는 행사를

담당하는 이가 우리 팀에 있다. 나도 그 행사의 작은 부분 하나를 맡아 진행했다.

(이제 그 행사는 거의 끝났고, 나는 내 주업무로 돌아가서

주업무에 관해서는 일년 중 두번째로 바빠지는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

 

하여간 8월에는 아주 조금만 과장해서, 잠만 겨우 잤다.

핑계임을 스스로도 알지만, 그렇게, 또 지나쳤다.

 

돌아간 친구의 마지막 시기에

가장 자주 접촉했던 사람(중의 하나)이 나라는 것 때문에

여전히 죄책감을 느낀다.

느끼는 건 느끼는 거고, 양꼬치와 칭다오를 먹으러 가고 싶다는

생각에 잘도 사로잡히는 것이 나의 간사한 부분이다.

 

시기를 놓친 심상(?)은 그 곳에서, 먹고,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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