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1. 페이스북에 올림)

일본만화 [마스터 키튼]의 주인공처럼, 강인함과 선함(또는 정의감)이 조화를 이룬 대중문화 캐릭터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세파를 헤쳐 나가는 강인함, 욕심이나 자신의 강인함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선함(정의감). 거기에 재치와 유연함까지 있어 사람이 완고하지 않다면 더더욱 좋다.

또 꼽을 수 있는 인물은 뮬란. 성차별을 극복하고 공적인 업적까지 남긴 여성영웅이다. 얼마 전 트위터에서 디즈니 애니 뮬란(1998년 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보고 오랜만에 생각났다. 이 애니는 정말 좋다ㅎㅎ.
(중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여성영웅 중 하나인 화목란(한국식 한자발음이다)의 이름의 중국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영어식 발음...(헥헥)을 한글로 가장 가깝게 표기하면 ‘뮬란’인 듯하다. ‘듯하다’라고 한 건 ‘물란’이 더 맞는 표기란 의견도 있기 때문.)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서인지 몇몇 지점에서 느끼게 될 수도 있는, ‘너무 눙치고 지나가는데’ 싶은, 미묘하게 의구심이 들 수 있는 지점들이나, 중국과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외부세력을 절대악으로 묘사(‘상종 못할 오랑캐’라는 식으로 중국의 화이관을 반영한 것인지 아님 ‘훈 족’에 대한 유럽인의 공포감과 적개심을 반영한 것인지..)한 것이 불편하다면 불편하지만.
하여간 차별에 맞선 여성영웅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점에 엄지 척. 그러고 보니 다나카 요시키의 [창룡전]의 어느 대목인가에도 화목란에 대한 소개가 있더라.(트위터에서는 계정명 ‘류노스케입니다’ 님이 긍정적으로 디즈니 뮬란을 평가하면서 - 기회의 차별에 맞선 여성영웅, 디즈니 최초 동양인 주인공, 디즈니인데 무려 전쟁영화라는 점 등을 꼽았다. :https://twitter.com/dksldpdy/status/649831314833600512)

그리고 나서 바로 최근에, 중학생 시절 충격과 공포와 감동 속에 읽었던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양들의 침묵](고려원 판 번역본)을 다시 한 번 읽을 기회가 있었다. 그렇다. 연쇄살인 수사관 클라리스 M. 스타알링을 빼놓을 수 없지!!
(이건 나중에 1991년 작 영화로도 보았다. 안소니 홉킨스, 조디 포스터 님 연기 참으로 존경)
아무렴... 클라리스 M. 스타알링. 아마 내가 ‘누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엎드려(응?) 외치고 싶었던 (아마도) 최초의 인물이 아니었을까. 어릴 적 트라우마를 품고, 겨우겨우 다다른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발탁 기회를 버릴 각오를 하면서까지 약자를 구하고 범죄자를 막아서는 그 모솝은 참 감동, 대감동.(아니 FBI 요원이 할 일 골라서 하는데 왜 요원이 못 된다는 건지 궁굼하신 분은 어서 도서관으로)
물론 대중적 인지도는 ‘한니발 렉터(한니발 카니발. 즉 식인종 한니발)’라는 희대의 악당 캐릭터가 너무 사람들에게 먹어줘서 좀.. 밀리지만(나도 이 한니발 캐릭터에는 클라리스와 별개로 너무 매력을 느껴 버려서 할 말이 없다;;).

덧) 사실은 덧글을 쓰고 싶어서;;
[양들의 침묵] 다음 이야기인 [한니발]은 실망, 대실망 작이었다. 내가 진짜 누가 책 보겠다는 거, 그게 무슨 책이든, 안 말리는 사람인데 [한니발] 노노ㅠㅠ. ‘강인하고도 정의로운’ 클라리스의 캐릭터를 지근지근 짓밟고 시궁창에 팽개치고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망작이요 용두사미의 모범이다(라는 게 나의 소감이다). 뭐 삼부작(레드 드래곤 – 양들의 침묵 – 한니발) 모두 이젠 출간된 지도 오래되었으니 뒷북 오브 뒷북이지만.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666078

Posted by taichir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