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자명단(落選者名丹)의 보급은 강종필이 몰래 유통시킨
모택동미(毛宅童未)로 인해 난관에 봉착한다.
사람이 밥을 안 먹고 살 수는 없는 법....
그러나 뜻있는 이들이 모택동미를 먹느니 밥을 꿔서 먹겠다는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름하여 '밥꿔' 운동

이들은 노래까지 만들어 불렀으니
일부만 살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밥꿔! 밥꿔!
모든걸로 다 밥꿔!
사람들 다 밥꿔!

이로 인해 힘을 잃어가던 초선연대는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었고,
비무 대회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한편 신무기'음모(陰矛)'를 완성한 이무녈은
중앙당주와 함께 초선연대를 찾아가 도전장을 내민다.
초선연대를 만난 이무녈이 말했다.
"죽을래? 음모에 찔릴래?"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해봐"

"우리는 죽을지언정 음모에 맞을 수는 없소"
"그래? 죽는게 음모에 찔리는거야"

이런 식으로 초선연대를 공격하던 이무녈에게 멀리서 다가오는
붉은 옷의 인영이 보였다.
투기로 가득찬 모습으로 볼 때
이무녈은 자신에게 적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본 이무녈은 아연실색 하고 만다.
그는 최근 강호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쥔중권!

몽골무사 조깟재와 침뱉기 대결을 펼쳐 무림에 이름이 알려진 인물!
40대가 되지 않으면 무술을 배울 자격이 없다고 강종필이 그랬던가?
그러나 다가오는 그는 나이 40도 채 되지 않은 젊은 미남자? 였던 것이다.

자신보다 어린 상대와 싸우는 것이 체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이무녈은 싸움을 하지 않으려 하나,
옆에 있던 중앙당주는 싸움구경을 하고 싶은
마음에 이무녈을 종용하고 마침내 이무녈은 그와 싸우기로 마음을 굳힌다.

음모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이무녈에게 쥔중권은 맨몸으로 대응한다.

이무녈과 같은 고수와의 싸움에서 무기를 들지 않는다는 것은
자살을 의미하는 것.........
그러나 무기를 잡지 않은 쥔중권에게서 이상한 검기가 느껴졌다.

"무슨 무기를 쓰는 거요?"
"본좌는 내공을 이용해 무형의 검기를 만들어 사용할 뿐
달리 사용하는 무기는 없소"
"그렇다면 그 무공의 이름이 뭐요?"
"우리모두점검 이라 하오"

우리모두점검(羽理矛竇點劍)!
인물과사삼(人物果思蔘)을 달이고 달인 물
얼오부어수(孼吾部於水)를 마신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다는 무형검!

애초에 좃선점검(朝鮮點劍) 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 졌지만
지금 쥔중권은 이무녈에게 우리모두점검을 사용하려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음모와 맡붙은 우리모두점검

삼국지(三國指),가부장(家父掌),침뱉기로 대표되는
둘의 무공이 화려하게 시전되며 한 시진쯤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어디선가에서 어린아이를 업은 여인이 나타나 그 싸움을 보기 시작했다.

그 여인을 본 중앙당주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어 말을 걸었다.

"실례지만 여협의 대명은 어떻게 되시오?"

"제 성은 진이옵고, 강호에서는 저를 젖소부인이라고 한답니다"

젖소부인! 강호에서 가장 뜨겁다는 여인?
젖소부인이 여기엔 왜 왔단 말인가?
의아하게 생각한 중앙당주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아이는 누구요?"
"이무녈님의 아이 바람 입니다.
그런데 저 양반이 한사코 아니라고 우기는 바람에......
이렇게 쫓아왔습니다"

영웅본색(英雄本色)... 이무녈이 색을 좋아한다는 것은 강호가 다 아는 일이었고
그가 열녀(熱女)를 좋아한다는 것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더구나 상대가 강호 제일 열녀 진두희라면....
그의 아내 현모양처(賢母陽妻)보다
더 뜨거운 여인..........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해서
둘의 관계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군중들의 동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항상 무림동도들 앞에서 체면 차리는 것을 즐겨하던 이무녈
그가 싸우면서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있을리는 없었다.
속에서는 불이났지만 말 한마디 할 수 없었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손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게다가 쥔중권의 무공은 생각보다 훨씬 고강했고,
쥔중권의 우리모두점검으로 음모는 부서지고 있었다.

이윽고 쥔중권이 시전하기 시작한
파로두이신공(波盧斗異神功)은 이무녈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파로두이신공은 상대의 무공을 상대에게 고스란히 되돌리는 무공!
이무녈은 자신이 시전하던 모든 무공까지 방어해야 하는 수세에 몰렸다.

이무녈의 생명이 경각에 달하려는 순간

갑자기 산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뛰어내려 쥔중권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이 수군덕거리기 시작했다.

"저 호랑이가 엊그저께 순이네 박 깬범이라면서?"
"맞어". "맞어"

쥔중권같은 고수에 그러한 호랑이 따위가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귀찮다는 듯이 쥔중권이 휘두르는 진벙장(眞兵掌)
"소옥~"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호랑이는 저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 틈을 놓칠 이무녈이 아니었다.
음모를 크게 휘둘러 거리를 만들고
어딘가를 향해 절을 하며 빌기 시작한 것이었다.

진정한 검객은 상대가 무방비 상태가 되었을 때는 공격하지 않는 법
쥔중권은 그냥 이무녈이 하는 일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저자가 무슨 사술을 쓰는 것일까?"
"저자가 역경에 정통하다고 하던데, 혹시......."


이윽고 이무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그의 옆에는 한 괴인이 서 있었다.
얼핏보기에도 그의 얼굴은 이 세상 사람의 것 같지가 않아 보였다.
죽은지 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얼굴.....

쥔중권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헉! 그렇다면 저자가 부린 사술은 다름아닌 공자강시환생술!"

공자강시환생술(孔子糠 還生術)!
수 천 년 전 죽은 고수를의 이름을 빌어 왠갖 잡신들을 모아 강시를 만들고
그것을 만든 이의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술법이었다.

강시와의 싸움에서는 인간의 내공이 먹힐리 만무했고
우리모두점검도 소용이 없었다.
전세는 역전되어 쥔중권은 수세에 몰린다.
이윽고 강시가 쥔중권의 목을 조여오는 순간.......

쥔중권은 몸 속에서 작은 단도를 하나 꺼내 강시에게 찌른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강시의 몸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인간의 무기가 귀신에 먹힌단 말인가?
구경하던 사람들은 이유를 몰라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수인 중앙당주와 이무녈의 눈에는 그 단도에 쓰인 작은 글자가 보였다.
공자가살아나도(孔子可殺亞羅刀)............
귀신을 쫓을 수 있다고 하는 강호에 몇 안되는 무기중 하나인
공자가살아나도 였던 것이다.

평생 사람들에게 '그 영웅 시대' 란 소리만 듣던 이무녈에게 있어
패배란 수치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이무녈은 가전의 경공 이씨족보(李氏足步)를 전개해 줄행랑을 놓는다.


강시와의 싸움으로 지친 쥔중권은 차마 그를 쫓지 못하고
초선연대의 감사인사도 받지않고 어디론가 떠났다.


이무녈이 패퇴되고 모택동미도 보급에 실패하자 낙선자명단은
점점 빠른 속도로 강호에 전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기에 좃선당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으니........



계속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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