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넘 님이 예전 우리모두 사이트에 올리셨던 글>

안티조선에 동감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 동기라던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입장이 가지각색이다. 대략적으로 보았을 때, 조선일보의 수구적 내지 극우적 정치편향성을 우선적 목표로 삼는 안티조선을 정치형 안티조선이라고 부르고, 조선일보의 뒤틀린 사이비언론으로서의 특징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는 안티조선을 종교형 안티조선이라고 일단 대별할 수 있을 듯 하다. 혹은 조선일보의 존재 그 자체를 우선적으로 문제로 삼는 입장과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우리언론 내지 公的인 말글살이의 어떤 (근원적이거나 현상적이거나간에) 심각한 문젯점을 문제로 삼는 입장의 대비라고나 할까?

여기서 <정치형>이라 칭함은 별로 오해를 살 염려가 없을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역시 정치선진국?^^), <종교형>이라 칭함은 일단 <내 살아생전에 결말을 못볼 가능성이 많은, 시간이 무지무지 오래 걸리는 그런 정치>라는 관점이라고 두리뭉실 정리해보기로 한다.

우선 <정치형 안티조선>이 관심을 두는 영역은 대략 한나라당과 같은 수구적 정치세력과 좃선과의 퇴행적 정치야합의 분쇄,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지역감정 혹은 지역패권주의를 부추키고 유지-강화하려는 책동의 저지, 좃선이 앞장서서 부추키고 밀어붙이는 다수를 가장한 횡포, 등등....의 이슈들일 것이다.

이들 이슈들은 우리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 정상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가능한한 최단시간안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것들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대략 열심히 하고 여건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한두세대안에 해결해 낼 수도 있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따라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함은 매우 중요하며 내용은 달라도 우리앞의 많은 세대들이 그러했듯이 각 세대는 최선을 다해 가능한 모든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노력 와중에도 어떤 안티조선앙들에게는 마치 하나의 족쇄처럼 떠나지 않는 갈등이 있다. 다름아닌 "이러한 현실정치를 최우선적으로 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언젠가는 죽을 인간으로서 부인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되, 그렇다고 인간의 모든 노력이 현실정치에 전적으로 집중되어야만 하는가?"하는 의문이 바로 그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읊어본다면, 당면한 정치적 목표를 위해서는 최악의 경우 좃선스러운 사이비성을 우리내부에 허락할 수도 있어야 하는가?하는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것이다.

<정치형 안티조선>의 입장이라면 의문의 여지가 없이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고 선택하고 행동할 것이며 사실 이러한 경향성은 한때 우리모두를 휘젓던 유명논객들을 위시하여 지금현재 우리사회에서 거의 보편적인 현상인것으로 보인다. 한편, <종교형 안티조선>의 입장이라면 정치적입장과 무관하게 그러한 사이비성에대한 거부감을 무조건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며, 정치감도가 유달리 높은 우리사회의 풍토로 보았을 때 대체적으로 안티조선 내에서도 소수적인 입장이 아니었었나 싶다.

문제는 <정치형 안티조선>의 경우에는 모든 정치가 그러하듯 결국 종국에가서는 결과주의적 맹목성 내지 상대주의적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일텐데 이를 넘어서는 방법은 역시 그 신념체계의 힘과 생명력에 의존하는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신념들은 그 생명력이나 하다못해 합리성-논리정합성에 있어서 차이가 없이 모두 동등한 것일까? 이렇게 일단 '신념'이라는 명찰을 달고서 서로간의 경쟁단계로 가면 결국 불필요한 물리적-언어적 폭력만 남는 것이 아닐까? 어떤내용의 신념이건 어떤수준의 신념이건 '신념'간의 폭력이기만 하면, 프랑스대혁명이나 러시아혁명과 동일하게 불가피하면서 동시에 필연적이 되는 그런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것일까? 히틀러의 신념과 스탈린의 신념은 어떻게 구별될 수 있는것일까? 멀리갈 것 없이, 박정희나 전두환의 신념과 김대중이나 노무현의 신념은 어떻게 구별될 수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 노무현이라는 (어느형인지는 모르겠으나) 안티조선 성향의 정치가가 정치권력을 획득한 것이 계기로 작용하여 우리사회는 정말 오랜만에 (얼핏볼때) 이러한 어떤 신념들간의 경쟁이 시작된 듯 하다. <정치형 안티조선>을 지향하던 우리모두앙덜중 많은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 따라 한줌 품이라도 팔아서 돕기위해 여기저기로 떠나갔다. 그러나 한사람의 <종교형 안티조선>앙으로서 나는, 우리사회의 현재의 '신념'경쟁이라는것이, 그러한 신념속의 혹시모를 <좃선틱한 사이비성>정도는 전혀 문제가 될 필요도 없을만큼, 모든사람들이 훤히 다 알도록 모든것이 다 까발겨진 막다른 골목의 경쟁인지는 두고볼 일이 아닌가 싶다.

이제 생각컨데 '안티조선=반한나라'이건 '안티조선=좌파적 진보주의'이건 '안티조선=지역패권주의의 척결'이건 어떻거나 간에, 각자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떠나간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경쟁에 임하리라 믿는다. 다만 바라는것은, 좃선이 지금도 멀쩡하게 언론의 탈을 쓴 채 앞장서서 밤낮없이 퍼뜨리고 있으며 아직 우리사회 여기저기 구석구석 악취를 풍기며 넘쳐나는 언어적 사이비성과 폭력성에 이를 가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작금의 이 큰 판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멍청한건지 쪼잔한건지 이곳을 떠나지 못한채 나름대로는 비록 돈안되는 최선이지만 열심히 다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이 난리굿판에서 각자 볼일을 다 본 다음 어느순간에는 그래도 사이비성만큼은 없으려 끈질기게 노력하는, 가끔식 생각나면 들러서 비비고 싶어지는 구석배기 언덕으로 남아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누군가의 말대로 이슬맞는 썰렁한 교회가 가장 교회답다고도 하는데, 엄마가 꼭 능력있고 돈많고 미인인 엄마만 엄마였던가? ^^




<< 자나깨나 살펴보자, 정신분열 좃선바이러스 >>
Posted by taichir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