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산을 오르는 한 인영이 있었다.
망태를 지고 산을 오르는 그의 모습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약초꾼의 그것이었다.


그는
위수곤신(衛戍昆神)의 제자로
신방고수(神房高手)라 불리우던
청년 무림인 '심마니'였다.
대관절 그가 이런 차림으로 두메산골엔 왜 나타났단 말인가?



산을 오르던 그의 눈에
그가 찾아 해메던 약초가 들어왔다.

보기엔 그냥 평범해 보이는 약초였지만
그것은 강호에 일대 파란을 가져 오게 될 영약이었던 것이다.


그약은 인삼보다도 홍삼보다도 산삼보다도..... 영삼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전설속의 약이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인물과사삼(人物過私蔘)"


이를 복용하면
내공이 증진될 뿐 아니라
강호와 무림에 대한 안목을 높여준다고 한다.
상대의 무공을 보기만 해도 그가 어느 문파에 속하는지
간파해낼수 있어

실명비(實名碑) 아래에 뭍혀 있다는 무공비급과
같이 연마한다면
엄청난 위력이 나온다고 전해진다.

이 것의 더욱 무서운 점은 복용한 이의
의협심을 길러주어 악을 죽도록
미워하게 한다는데 있었으니

일찍이 해놓은 짓이 많은
좃선당과 같은 무리들은 이 약초가 강호에 나도는 것을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노력하고 있었다.

심지어 인물과사삼을 복용하는 자는
'선대이서(先代以西)우리'. 에 가두어 진다는 유언비어까지
유포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심봤다"를 우렁차게 외친
그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인물과사삼을 캐냈다.

인물과사삼을 집어든 그가 입을 열었다.

"이 순간부터 나의 삶이 어떤 고난의 길을 갈지라도
후세의 누군가는 내가 하고자 했던 작업을 알아줄 것이다."


그리고는 그것을 자신이 가지고 온 망태에서 붓을 한 자루 꺼내
그 붓에 인물과사삼의 씨를 집어 넣었다.


강호에서는 좃선당의 수작으로 인해
인물과사삼을 가지고 다니는 것은 무림공적으로 매도되기
일수였기 때문에 붓뚜껑을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이다.


붓뚜껑에 종자를 담아 돌아온 심마니는
그 날로부터 인물과사삼의 재배에 열중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있을 것을 대비한 좃선당이 이미 모든 논을
인물과사삼이 자랄 수 없는 양비논(攘臂)으로 만들어 놓아
그는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만다.

그러던 중
심마니는 좃선당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한 군데 땅을 찾아낸다.


개마고원!
고위평탄면 지대인 개마고원은 밭농사 지대로써

양비논이 생성되기엔 기후가 맞지 않았고
인적도 드물어
좃선당원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었다.


이곳에 그는 인물과사삼을 재배하기 위해
조그마한 절을 하나 세운다.
인물과사삼사(人物過私蔘寺)!


시간이 흐른뒤

마침내 그의 작업은 결실을 맺고
수많은 인물과사삼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수확을 앞두고 자라난 인물과사삼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
지난 날들이 스쳐지나갔다.

'강호를 떠나 인물과사삼 재배에만 매달려 온지 어인 수년......
강호는 어떻게 변했는지..........'
왠지 모를 위기의식이 그에게 느껴졌다.


가을이 되고
그는 자신이 길러온 인물과사삼을 캐내어 하산한다.


새로이 강호 무림에 돌아온 그는
재배한 인물과사삼을 강호에 유통시키기 시작했다.

처음에 시큰둥하던 사람들은 차차 그의 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를 칭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강호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사람들은 그를 가르켜 처음엔 그저 심마니라 부르다가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자며 고군분투하는
그의 활약에 감복하여 그를
"악과 맞서 싸우는 깡을 주는 심마니" 라고 칭송했다.

이 '깡을 주는 심마니'가 강호인들에 의해 더욱 간단하게 불려져
그는 '강준마니'라 불리게 되었다.
(무협 언어화 현상)



초기엔 여기저기의 비난과 공격에 힘들어했지만
차차 여기저기에서 인물과사삼을 복용한 후
그의 뜻에 동조하는 무리들이 생겨나 인물과사삼을 보급하는
그의 일에 같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거나
알아도 그들의 세력을 두려워해 묵과하고 있던
좃선당의 악행을 세상에 알린
일세 고수 "강준마니"와 인물과사삼이
강호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投 乾太尼羽).............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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