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28 우리모두 쟁점토론방

안녕하세요.
저도 님처럼 '별 일이 없으면 하루 한 번' 정도는 우리모두에 들리는, 눈팅에 가까운 우리모두앙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눈팅이라 하지 않고, '눈팅에 가까운'이란 명쾌(?)하지 못한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들어 "말리자"라는 아이디로 우리모두의 "커뮤니티 게시판 글 올리기 기능"에 국한된 관리자 노릇을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님이 올린 [명계남 / 가끔 여기 오십니까?]를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안티조선 반드시 하고야 말겠다, 는 님의 열의가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억울하게' 공격당하는 명계남 님의 처지에 대한 님의 의분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주로 입만 나불거리는(그리고 요즘 들어선 그것조차 별로 하지 않는) "눈팅형(?) 우리모두앙" 중 하나인 저에게 님의 글 부분부분은,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 못하는 음식 조각처럼, 그렇게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글을 쓸 자격, 올릴 필요성, 떠들어대야 할 절박한 이유 따위가 나 자신에게 있는가 하고 따져보다가 그렇게 따지는 건 포기하였습니다. 아니, 포기라기보다는 그닥 그런 것들을 찾아내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깝습니다.

저는 그냥, 님이 쓰신 글 대목 대목에서 제가 의문스러워 하는 것과 불편해게 느껴지는 부분을 가지고 한 번 여쭙고자 합니다.
너무 불쾌하다, 불편타 여기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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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이 없으면, 하루 한 번은 우리무두에 꼭 들리는 네티즌입니다.
어줍잖은 글이지만 내키면 장문(?)의 글도 한 번 씩 올립니다. 그런 제가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오늘...뜻밖의 얘길 들었습니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야...우리모두에 명계남이 떳다메...."

저로서는 금시초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우리모두에 적을 둔 지 한 이년 정도 되었는 데, 명계남 씨의 글을 우리모두에서 읽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설, 추석 명절...일주일에 한 두 번의 거나한 술자리...상가집 방문...등의..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세어보니 장난이 아니군요^^)하곤 우리모두 빠돌이를 자처하는 저인 데...일 년에 한 두 번 우리모두에 올까말까 한 녀석으로부터 명계남이 우리모두에 출몰했다는 얘기를 들었으니까요....

"얌..마 꽁 까지마라......"
비웃듯이 내 뱉었었지요.

근데 사람 마음이 그렇잖습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에 와 검색 란에서 <명계남>이란 이름 석자를 쳐 보았습니다.

허이구...

허이구...

정말로 명계남 님이 글을 남기셨더군요...
그것도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셨더군요....

단지 아쉬운 것은...
소위 논객임을 자처하는 분들이 예의 책상머리사고방식으로 님을 훈계하셨더군요...
참...우스운 일이지요....

님에게 쓴소리(?)를 남기셨던 그 분들의 진심을 저는 곡해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는 이해하려고 합니다. 님이나...님에게 우정어린 충고를 주셨던 그 분들이나....그 선의를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제 스스로 님에게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는 것은....
앞장서 안티조선을 실천하지 못하면서 입만 살아 나불거리는 제 자신을 이런저런 님을 향한 글 속에서....그대로 발견했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으면서....그냥 심심풀이 땅콩 처럼....별 시답지 않은 글을 갈기면서...딴엔 "안티조선"을 위해 무언가 하는 것 처럼 여겼으니깐요.

저는 지식인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사람 중에 한 사람입니다.
지식인들에게 의존하려는 평범한 시민들의 근성(?)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
이미 알고 계시리라 짐작이 가지만, 맑스의 일화 하나를 인용하겠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단에서 설명하던 맑스에게 누가 항의섞인 의문을 던진 적이 있다지요. 지금 집회 한 번 더 결합하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가 하고...... 맑스는 - 그냥도 아니고 책상을 꽝 때리면서 - "무지는, 언제, 어디서도 도움이 된 적이 없다."고 응수하였습니다.( 진보의 괴수(?)를 본보기로 들어 불쾌하셨는지?)

지식인을 별로 신뢰하지 않으신다니, 제대로 된 아니 최소한 못된 짓은 안 하는 지식인이 되려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섭섭합니다.
제가 이런 입장이라 그런지 몰라도 지식인에 대한 제 입장은 '지식인이란 개념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진짜 지식인 보기가 힘들다'는 정도입니다. 님은 지식인이란 개념 자체를 싫어하시는 듯 합니다만...

아울러 왜 지식인이 필요한가, 나아가 왜 지식이 필요한가에 대하여는
<동호회 - 교육이야기터>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베스트 게시판>에 제가 퍼올린 [오성철, 그람시의 교육론-인간해방을 위한 지식교육]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적어도 일부나마, 혹은 일면적으로나마, 지식인이 그렇게 버릴 것들은 아니라는 점을 느끼실 수 있을까 하여 감히 추천합니다.
>>>> 


그런 제게...
명계남 님은 참으로 존경해 마지 않는 사람입니다.
별로 얻을 것도 없는 "안티조선" 한다고....
유형무형의 피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안티조선"을 위한 님의 열정을 지켜봐 와서 그렇단 말입니다.
내가 낸 데 하는 넘들 다 빠진 오늘의 세태를 되돌아 보건 데 더욱더...그런 생각이 듭니다.

안티조선 한다고 돈이 나옵니까? 쌀이 나옵니까? 그 가운데서 분기탱천 안티조선을 끈을 놓치지 않는 님이야 말로 진정한 "안티조선맨"이십니다.

입만 나불거리는 제가 님을 보면서 반성에 또 반성을 하는 것으로서도 님은 충분히 귀감이 되고 남을 분이십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좃선이 제자릴 찾는 게 먼저냐?
진보정당이 제자릴 찾는 게 먼저냐?


>>>>
묻겠습니다. 진보정당 한다고 돈이 나옵니까? 쌀이 나옵니까? 
상근자로서 돈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고(제외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진보정당 평당원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주체가 안티조선, 진보정당으로 바뀔 뿐 상황은 그들(? 이런 식으로 구분해야 할지도 의문입니다만, 일단은...)도 님과 마찬가지가 아닌지요.
제가 '하필이면 진보정당을 걸고 넘어지는' 이 대목을 걸고 넘어지는 이유는 이어 쓰겠습니다.
>>>> 


저는 단연히 전자의 입장입니다.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힘의 만분지 일의 투자해 안티조선을 한다면...
그리하여 좃선이 제잘릴  찾는다면 누가 애써 막아도...자연히 진보정당은 자리메김할 것이라고요....우선 순위를 두자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관점에서 보자면...
님이야 말로...진정한 진보주의자요....합리적인 시민이요...참다운 지식이란 것입니다.
그 방향을 알고 뒤돌아 보지 않고 한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님에게 이런 찬사를 보내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요...


>>>> 
저는, 개인적으로(쓸데없는 말이지요. 이글 전체가 어차피 제 개인 소견인 것을...), '진보정당 건설이 먼저냐 안티조선 참여가 먼저냐?'라는 질문의 틀이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라는, 아이들 괴롭게 하는 질문이 가지고 있는 틀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저는 현재로서는 님과 생각을 달리 합니다. 진보정당 건설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저로서는 어느 것을 우선시해야 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자는 각자의 선을 추구하면 되지 않겠는가(덧붙여, 수구파/극우파 세력에 빌붙지만 않는다면 연대의 가능성은 상존하지 않는가) 정도의 흐리멍덩한 생각이 제가 지금 가진 생각의 거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티조선을 제반 사회운동(정확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감만 잡아 주시길)의 최우선순위로 두고 진보정당을 비난하는(물론 진보정당을 비난하는 게 님 글의 주된 요지는 아닌 듯합니다만) 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2001년 - 제가 우리모두 싸이트에 출입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 당시에 숱하게 볼수 있었던, 방명록이며 묻고답하기 게시판(옛게시판)의 질문과 답이 연상됩니다.

-질문-
"왜 안티조선만 해요? 안티한겨레는 왜 안하지?"
"안티조중동을 해야지, 안티조선은 너무 협소하지 않소?"
-답-
"님 하고 싶으면 하시지요. 사안별로 적절타 생각되면 연대할께요."

바로 우리모두에서, 다시 말해 우리 자신이 우리에게 가해지는 비난/비판에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님은 아니신가 봅니다. 님은 연대가 아니라, 안티조선 깃발아래 모든 운동세력이 종속/동원되는 모습을 꿈꾸고 계신 듯 합니다. 잘못 보았습니까?

만일 어느 진보정당 사람이 님의 요구에 대하여 "님 하고 싶으면 하시지요. 사안별로 적절타 생각하면 연대할께요."라고 대답한다면 어떻게 대응하시겠습니까? 반론이나 비아냥이 아니라, 정말로 궁금합니다.
>>>> 


명계남.....

뒤늦게 님의 글을 발견하고 두서없이 몇 자 적었읍니다.
행여...최일선에서 좃선제자릴 찾아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님과 같은 분들에게..
별 씨덥지 않은 책상머리사고방식으로 어줍짢은 훈계를 늘어 놓은 분들의 글에서 제 자신을 발견하였기에...진심은 그런 게 아니란 걸 말씀드리고 싶어 글을 남겨 봅니다.

님의 말씀처럼...
안티조선과 안안티조선은 그 종자가 다릅니다.

아무 생각없이 주는 데로 처 먹는 데 익숙한 돼지세끼들과...
잡혀 목이 따일지언정 우짜던지 우리를 박차고 나가고자 하는 돼지쎄끼들이 우째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님은 정당하고 정의롭습니다.
때문에 님은 승리하고 안티조선 모두는 승리할 것입니다.
모쪼록...
좃선이 제자릴 찾는 그 날까지 무운건승하시길 멀리 부산에서 빌겠습니다.


>>>> 
그렇군요. '종자'가 다른 것이었군요. '쳐먹는 데 익숙한 돼지새끼'들이었군요.
안티조선을 반대하는, 혹은 유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할 수 있는, 만에 하나 들어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를, 이유가 님에게는 그저 상종 못 할 인간들의 묶음으로 보이셨군요.

어디서 많이 보고 듣던 이야기입니다. 
나는 정의의 전사 / 너는 내 일을 방해하는, 그러므로 악당 / "너도 사람이냐?!!(버럭!)"......

저는 이런 식의 생각의 틀 자체가 싫었고 이런 식의 생각의 틀을 대량생산하는 주범으로 조선일보를 지목합니다. 제가 안티조선을 비록 눈팅과 말발만으로나마(그닥 뛰어난 말발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지지해 오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그 무엇'(그것이 사유의 방식이든, 모종의 세력이든, 이러저러한 전근대적 행태이든 간에)이 우리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영역이 축소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조선일보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이것이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자체가 제가 원하는 전부가 아닙니다. (조선 폐간운동 같은 경우에는 아예 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조선일보를 비판하고 그 문제점을 공유하여 나가는 것이 '조선일보로 대표되는 그 무엇'을 줄여 나가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조선일보를 비판해 나가는 과정에서 '조선일보적인 것들'에 물들게 된다면 안티조선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저는 님이 명계남 님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것에 대하여는 별 감정도, 반론도 없습니다.
그러나 명계남 님을 옹호하고 지지하기 위하여 하신 말씀 몇몇은 자꾸만 '목구멍에 걸립'니다.
하여 뒤늦게나마 두서없는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


참고로) 진보정당에 대한 저의 입장은...... 호의적입니다.
저는 저 자신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여기는 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진보/좌파의 영역은 너무나 협소하며, 그러기에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념이 무엇이든 간에 진보/좌파의 성장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호의적인 시선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진보정당이 잘못하는 점들을 예로 드실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00%무균질한 존재가 현실에 있다고는 저는 생각치 않습니다.
(써놓고 보니, 역시나 '진보정당'을 '안티조선'으로 바꾸어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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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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