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강호에서는 좃선모에 대해 말이 많았다.

좃선모...

그가 좃선당의 광고모달(廣告謀達)이 된 뒤로 그를 비난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좃선모를 비난하는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광고모달이란 직책은
실상은 골이하나 객잔의 삐끼이고,
좃선당은 좃선모의 백치같은 순진한 이미지를 이용해 많은 젊은이들을 자신의 객잔에서 투숙시키며 풍기를 문란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좃선모가 매수검(買受劍)을 차고 다니면서 말하기를 자기는 매일 아침 골이하나 객잔에서 아침을 맞는데 무공을 익히기에는 골이하나 객잔이 최고라고, 길가는 이들을 붙잡고 호객행위를 하였다고 한다.

무림의 규칙상 객잔에서 무공을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불공정 거래행위로 간주되었고,

이로 인해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좃선당과 좃선모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좃선당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좃선모에 대해서는 그의 과거를 추측하는 여러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문의 근거는 그가 호객행위를 하면서 메들리로 부르는 노래였다.

첫 번째 노래가 골이하나 객잔에 두 해 투숙한 기념으로 부른 노래 '두 해 본' 이었다.


'걘 차는 거니
어떻게 쥐내는 거야
나 없다고,
안 불고 그러지 않니

매일 끈 속에 잡혀와
죄 잘 대던 너
요즘은 왜
보이지 않는 거니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니 네게
잡을 수 없을 만큼 더 멀리 갔니

니가 없어도 나 잡을 수 없어
괜히 너 심술나서 반항한거지

삐라가 내리면 그늘 뒤에 숨어서
니가 읽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만 하는 내게

이러지마 불 수 없다고
쉽게 날 잊을 수 없는 니가 아닌걸 잘 알잖아.....


얼핏 들으면 남녀상열지사를 다룬 노래같이 들리나
과거 선정보도를 들고 설치던 이들이 서퇴지(暑退之)를 공략할 때 들였던 청력의 십 분의 일만 쓴다면 이러한 가사가 들린다는 것이다.

이 가사의 출처는 과거 고문기술자(古文技術者) 이그난이 기술한
고문서(苦文書)에서 나왔다는 설이 유력했고, 항간에는 좃선모가 이그난의 제자가 아니냐는 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얼마 뒤 두번째 노래를 부르며 나타난 좃선모를 보고는 그가 이그난이 아니라
이무녈의 제자라는 설이 나돌았다.

이것의 근거가 되는 것 또한 노래였으니.......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시나 무 세'

네 속엔 뇌가 너무도 많아
당최 내 쉴 곳 없네

네 속의 헛된 바램들로
당최 내 편할곳 없네

네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최 내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네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심한 가시나, 무 속 깠나?

바람만 피면 그 매 마른 것이
홀로 처가 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른 쇠들도
바가지 씌워 긁어대고

바람만 피면
긁고 또 긁으며
바가질 긁던 날이
많았는데....

네속엔 뇌가 너무도 많아
당최 내 쉴 곳 없네


제목부터 느껴지는 가부장(家父掌)의 느낌.....
좃선모가 이무녈의 '공자강시환생술(孔子糠 還生術)'을 따라해 과거 어느 시인이 쓴 시의 초장을 마음대로 바꿔
이러한 '리마이구(裏魔異句)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가 이그난의 제자이든, 이무녈의 제자이든
좃선모가 극우파의 제자임은 이렇듯 확실한 것으로 보였고,
이러한 점을 들어 좃선모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좃선당과 같은 극우파들이 과거 서퇴지(暑退之)의
노래를 거꾸로 들어가며 그를 악마의 자식이라고 선정보도(煽情寶刀)를 들고 설치던 것을 생각하면 좃선모는 몇 배로 당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점을 들어 좃선모를 공격하는 것은
좃선당의 수법과 똑 같은 것이라는 주장이 그 내부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좃선모는 단순히 돈을 받고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일 뿐....그간 좃선당이 행해온 악행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순진해 보이는 청년의 이미지를 이용해
낡아빠진 골이하나 객잔의 호객행위에 나서는 것까지 막아선다면 좃선당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다.

그가 툭하면 '내가 안한다 그랬잖아' 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 점이 동정심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그에 대한 분노를 누그러트렸던 것이다.

소수 의견으로는
강호에 좃선모를 흠모하는 여인네가 많기 때문에 그를 공격했다가는 그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십대판굴업(十大販屈業)
이라는 무공을 익힌 그들은 좃선모를 위해서는 누구와도 싸울 수 있는
강력한 그의 후견인이었기 때문이다.

그간 좃선모는 그들을 바탕으로 인기가수(人氣歌手)란 장법을 터득했다 전해진다.
게다가 그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그가 나오기 전 까지 잘 나가던 투로투쌍절((鬪老鬪雙絶).....
내박자(內拍子)와 태준아(太俊兒)가 합동으로 펼친 투로투(鬪老鬪)를 발라도(鉢羅刀)로 물리치고 임비씨(林妃氏), 애수비(哀愁妃), 계백숙(桂魄淑)같은 미녀들과 같이 살게 되어
'미녀랑살어(美女郞殺御)'라는 별호까지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좃선모의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좃선당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는 일들이 두 정상의 만남에 의해 벌어지고 있었다.
비록 자세한 상황은 알려진 바 없지만 둘이 만나 손을 잡았다는 것 만으로 강호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다.

더욱이 이러한 소식이 무림맹주가 돌아온 뒤
모든 곳에 알려지자

그간 강호의 분열을 획책하던 좃선당 뿐 아니라

강호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주변 열개 강호에서도 경계의 눈초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강호의 통일은 주변 강호와의 세력 판도의 변화를 예상케 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서역 강호 최강문파 유애사(有愛寺)와
유애사의 직속 양기부대(陽氣部隊)의 수장 미국군(米麴君)은 이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계속......
Posted by taichi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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