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두 20010211 


방장님, 부방장님께 허락까지 맡아놓고 쓰는 허접글.....자~ 기대 마시라 콧물없인 볼 수 없는 타이치렌의 문화편력기(여기서 과장)!

  일본만화(및 만화영화)에 대한 나의 선망은 중학교 때 늘 하교를 함께 하던 친구가 들려준 "Z건담 이야기에 빠져들면서부터였다. 우리나라 방송에 넘치는 그 많은 만화들 거개가 일본만화란 것도 그때 알았다.
  거타고 내가 마니아 수준으로 굶어가면서 만화책 사 모으는 등의 열정을 보이지는 못하였으며 지금도 그렇다. 다만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으면 작품 구해 보고, 평론가들의 만화편력기 같은 책도 훑어보고 하는 편이라. 지극히 객관성이 결여된 진술밖에 되지 못하리라.
  그럼에도 평론가들의 해설, 신문기사 쪼가리, 나의 경험 등을 합해 보자면, 일본의 만화제작자들 신화구조 차용 엄청 좋아한다는 것이다. 웬만큼 하면 모르겠는데, 내가 본 대다수(좀 애매한 표현이긴 하군) 작품들에선 참으로 질려버릴 만큼 신화차용이 잦았다. 스토리 구조며 주요 등장인물, 작품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도구 등에 신화의 아이템을 갖다붙이는 것이다.
  내가 보았던 코믹스(일본식 분류. 단행본 형태 즉 만화책) 몇 가지만 훑어보아도.......진저리난다. 나가이 마모루의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FSS)" - 주인공은 일본 시조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의 이름을 갖고 있고, (아직 끝나지 않은 너무나 방대한 구상의 작품이지만) 주이공의 직간접으로 얽힌 세 인조인간(?)은 그리스신화 운명의 3여신 - 아트로포스, 라키시스, 클로소 들이다. 뭐 더 찾자면 많다. 내 경험으로는 서사성이 강하고 흥미추구를 중시하는 만화들이 신화를 많이 차용한다. 우리나라에서 해적판으로 맹위를 떨친 "공작왕"도 그 일례가 되겠다. 아직 미완결된(혹은 우리나라에서 미출간된 것일래나) 시미즈 레이코의 "월광천녀" 역시 일본의 고대설화인 '죽순아씨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는다.
  애니메이션(코믹스에 상대되는 개념. 만화영화) 쪽에서도 그런 증거는 질릴 정도로 많다. 당장 우리나라에 개봉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작품 자체가 '묵시록적'이니 뭐니 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작품 전반부에 '예언'이라는 형태로 나우시카의 영웅적인 행위를 복선에 깔고 있다. 나우시카란 이름 자체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누구라는데........기억이.........불성실한 필자에게 돌을 날려 주시기 바란다.
  그라고 나를 일본만화의 세계로 이끈 건담과,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를 보자. 건담은(그리고 하나의 제목으로 장기방영되는 만화영화들은 대개) 원전과 외전으로 나누어지는데, 원전은 건담의 작가들이 오랜 시대에 걸친 일관성을 가지고 제작하며, 외전은 원전이 제공하는 시공간적 배경에서 비교적 소규모로 주제 면에서나 소재 면에서 약간의 외도를 하는 '소품'격 작품들이다. 헌데. 내가 사랑하는 이노무 건담이야말로 신화상의 명칭 빌려오는 데 도가 텄다!
  원전에 속하는 1년전쟁 이야기에선 '지온'이라든지, '목마'라든지, 지중해연안 신화에서 가져온 고유명사들이 보인다.(단 지온이란 국명은 이후 오래가면서 신화차용이란 이미지를 벗어던지지만). 후기 원전에 속하는 V건담 이야기는 힌두신화의 이미지들을 차용하는데, 주인공 두 사람(것도 매우 어린 애들이다....)중 여자애 이름이 시바인 부인 이름인 샤크티인 걸 알고 또 함 놀랐다. 정작 시바는 없는데,,,,,이건 나의 궁금증이다. 그리고 작품 내 등장하는 군사조직, 전투함정, MS(다른 만화에서라면 로봇이라고 불러버리는 것. 그러나 로봇은 엄밀하게는 직접적인 조종자 없이 사전 입력된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며, 건담 같은 것은 모양이야 어찌됐든 전투기의 일종인 것이다. 현재의 개념만 갖고 말하자면) 등에는 "반드시" 힌두어임을 느끼게 하는 이름들이 있다. 또 외전 중 하나인 "GUMDAM 0083 - STARDUST MEMORY"에는 영국 및 북유럽 계의 고유명사들이 등장한다. MS들을 탑재하는 우주모함에 알비온(영국 본토인 그레이트 브리튼 섬의 북부 스코틀랜드의 옛 이름은 칼레도니아, 남부 잉글랜드는 알비온이라 불렸다)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을 보고 '칼레도니아'를 찾다가 시리즈 끝나도록 칼레도니아가 없어서 약간의 배신감을 느낀 적도 있다(물론 순전히 내 착각이다. 외전제작자들이 나으 기대를 수용할 이유는 없으니). 그리고 0083이라는 작품 내에는 관함식이라는 군사 행사가 있는데, 친절하게도 등장인물의 대사를 빌려 그것이 영국왕이 처음으로 행하였던 데에서 유래하였음을 가르쳐준다.
(헛차, 이건 신화가 아니고 역사잖은가!)
  건담에 버금가는 로봇 애니메이션 마크로스(이 역시 동명으로 몇 개의 연대기적 작품들이 있다) 중 시대적으로 맨 첫작품에는 '바르키리'라는 이름의 변신 전투기가 있다(울 나라에서 그거 표절해서 스페이스 건담 V 만들었지롱). '바르키리'가 뭔가 했더니.......북구 오딘 신화에 나오는 12명의 신녀집단 "발퀴리"였더라. 아. 일본인의 외국어 발음이여........ 마크로스 2라는 90년대 초반 작품에선 여주인공 이름이 이쉬타르로, 길가메쉬는 없었지만, 이것은 또 바빌로니아 신화에 빚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느끼며(일련이라고 느낀 건 나 뿐일지도 모른다) 은근히 부풀어오르던 모종의 기대가 있었는데.............
  내 기대를 채워준 것이 안노 히데아키 / GAINAX의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던 거시다.....!...... 각설하고, 우리시대 최고의 신화로 기독교신화말고 달리 무어가 있으리요. 푸하하, 허나, 반쪽의 만족.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사해문서 같은 경외서 쪽의 이미지 및 아이템을 차용하는 쪽에 기울었었다. '사해문서'자체가 작품속에서 주요한 소도구였고. 신,구약 같은 원전(하긴 이건 힘들긴 하겠다.....)을 정식으로 파고들기에는 20분짜리 시리즈물 26부로는 짧았다고........이해한다.
  신약의 일부인 "요한묵시록"은 아예 전세계적으로 너무 많이 인용되었으니(그리고 비교적 교양이 짧은 내가 기억하는 최근의 성과는 움베르토 에코 교수의 "장미의 이름"이다) 빼야 할 것이다. 내 능력이 - 안 그래도 모자란 글 쓰기에도 벅찬데 - 도저히 안 미친다.
  일본의 경우 대중소설에서도 신화차용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먹은 소설인 다나카 요시키의 "은하영웅전설"도 그러하다. "은하영웅전설"은 이전의 소설인 대망을 SF식으로 '번안'한 소설인데, 그 안에는 2대 정치 / 군사적 대립세력과 1개 상업자치국가의 대립, 모략이 춤추는 곳이다. 특히 2대 갈등세력은 언어 및 항성계 명칭부여에 있어 독일어/오딘신화 대 영어/중근동지역신화 라는 대립구도를 가진다. 명칭만 그러하다는 것이다. 구조는 앞서 말했듯이 대망의 구조를 따라간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또 하나의 소설 "로도스 섬 전기"는 작가가 아예 다신교적 신화체계를 만들어낸다.

  이상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마 나는 우리나라 만화 쪽을 더 모를 것이다(절대 일본만화를 잘 안다는 것도 아니고). 뭐 "녹색전사 해모수" 같은 만화가 나오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시도중인 것도 같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쪽은 아직 별로인 것 같다. 반해 코믹스 쪽은 신화차용이 그래도 비교적 활발하다. 박무직이 단편 다수가 신화적인 구조 / 명칭 등을 차용하고 있음은 작가 스스로가 작품소개를 하면서 잘 밝혀주고 있다. 유시진의 이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신명기" 역시 발간초기 작가의 변을 보면 여러 신화물의 이미지들을 빌려왔음을 알 수 있다. 내가 단행본 2권까지를 보고 확인하였던 것은 우리나라의 고구려건국신화, 힌두교, 조로아스터교 정도이다.
  환타지소설 분야가 신화에 대한 차용, 그리고 놀랍게도 창조적인 활동이 매우 활발한 분야라 생각한다. 우선 차용 면에서는 이우혁의 "퇴마록"과 이경영의 "가즈나이트"가 일본 쪽 못지않게 질려버릴 정도이다. 퇴마록의 경우 작품해설과 친절한 각주로 설명이 잘 되니 더 설명하면 내 무식만 드러날 것(아참, 이미 드러났지)이고......"가즈나이트"에는 주신 오딘, 악마왕들의 서열, 기독교 천사서열, 아더왕이야기(아더왕이 실제로 등장한다) 등등 신화 / 전설 / 영웅담의 고유명사들이 아주 그냥 비빔밥이 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이영도와 전민희 얘기를 하자면 이쪽은 신화 내지는 작품 세계관을 독창적이면서도 참 신선하고 매혹적으로 창조해 낸다고 느낀다. 이영도는 첫 작품 "드래곤 라자"와 그 속편 격인 "퓨처워커"에서 다신교문화를 작품의 배경에 깔아놓는다. 신이라기보다는 우주의 근본개념으로서의 '유피넬'과 '헬카네스'가 자아내는 우주라는 서사시 안에서 여러(평등하게 보이는) 신들의 역사와 그에 개입하는(개입당하는?) 혹은 순응하거나 저항하는 인간들의 이야기가 맛깔스럽게 서술되어 있다. 3번째이자 근작 "폴라리스 랩소디"에서는 마치 르네상스 기의 이탈리아의 정치 군사적 역학 관계를 판타지 세계에서 재현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서는 거의 카톨릭과 유사한 유일신 교단(법황 / 교단 / 신부도 있다!)이 정신적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단, 각지의 영웅호걸 및 해적 우두머리 대다수는 빼고. 한편 전민희는 아룬드 연대기라 부르는 총 4부작 예정의 거대한 연대기를 집필중이다. 4부작 중 3부에 해당하는 "세월의 돌(10권 완간)"과  1부에 해당하는 "태양의 탑(현재 4권까지 발간)"을 이루는 세계에서 전민희 작가는 언어의 창조 및 구사에 매우 공들이고 있다. 노르웨이 쪽....이라 짐작되는 그쪽의 언어를 상당히 연구해서 창조적인 모방을 성공시켜, 지명이나 인명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짐작컨대, 위 두 작품군은 작가가 방대하고 치밀한 세계관을 설정키 위해 많은 연구를 하였으나 차용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창조를 위한 재료로 신화를 잘 연구하여 자신들의 작품세계에 흡수(또는 취사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구태여 자신들의 세계관을 모조리 보여주려 무리하지 않는 점도 지금의 나에게는 미덕으로 보인다. 
  단, 사족을 붙이자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타지 소설은 "쏟아져나왔다"는 표현이 무리가 안 갈 정도로 여러 작품들이 나와 있다. 이들을 거의 읽지 못했으므로 여기서 '경향성'을 추상해 낸 것은 아니다. 다만 비교적 여러 소설들 중에서 지명도 높은 작품들 가운데 내가 경험한 것들로부터 신화설정에 대한 나의 단견을 피력하였음을 말씀드린다.

  어쨌건, "퇴마록"처럼 처음부터 밝혀놓고 들어가는 작품이 아닌 독자적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일본처럼 "신화 대량차용"만은 따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어르신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그래도 '새로운 척' 하는 것들에 가끔은 속아 주면서 망중한을 즐기고도 싶은 것을 어찌하리요.

  참으로 영양가없는 글이로다.
  돌 날라올 것을 예상하며 달아나는 타이치렌 배상

Posted by taichiren
,

20030619 우리모두(이 글 쓴 이후, 한때 민주노동당에 입당했고, 탈당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 첨 읽은 것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이었다.
7월은 누나의 생일과 내 생일이 같이 있는 달이고, 추리소설에 부쩍 관심을 보이던 어린 남매를 위해 부모께서는, 나에게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을 누나에게는 [예고 살인]을 사 주셨다.

어느 작품이고 간에 줄거리며 범인, 범인의 트릭을 얘기하고 싶진 않다. 아직 그 작품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그러기에 '머시기를 조심해!'같은 말은 하고 싶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다.
내가 오늘 하고 싶은 얘기에 중점을 두고 [예고 살인]의 줄거리 일부를 얘기해 보자.

범인은 살인을 예고한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다. 탐정이 범인을 밝혀내고, "범인은 법에 따라 경찰에 체포된다."



나는 며칠 전에 우리모두앙 한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그는 내가 - 절대 과장이 아니다 - 우리모두앙 중에서도 특히 존경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며 '내가 저 나이가 되었을 때 저랬으면 싶은'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난 닮고 싶은 사람도 꽤나 많다. 줏대가 약해서인가.)

올해 들어서, 특히 진보누리 싸이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나는 이른바 노무현을 지지했다가 환멸을 느끼는(느끼는 중인) "2, 30대 이반층"에 속할 만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안티조선의 대의를 의심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지만 요즘 내가 뉴스 보면서, 신문 보면서 하는 말 중에 가장 자주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썩을......내가 민주노동당 집권하는 꼴을 보고 죽어야지."이다. 아직껏 민노당 당헌(아님 당규인가?) 한 번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주제에 말이다.

나는 이런 내 마음을 그 우리모두앙에게 말하였고, 그는 말하기를 "노무현은 분명히 "나는 현실 정치인이므로 여러분이 바라는 그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말(정확한 인용 아님)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 님 말씀에 따르면 나의 분노와 슬픔은...... '오바' 내지는 '헛다리 짚은 노릇'일지도 모를 일이다.
게으른 나머지 노무현의 주요한 언행들을 다 파악하지 못한 내게 노무현의 그 발언을 알려 주신 님께 감사드린다.



그러나 내가 앞에서 [예고 살인]의 줄거리(내 멋대로 축약한 줄거리이긴 하지만.)를 쓴 까닭은 그래도 한 마디 원망을 하기 위한 것이다.
오늘 티브이 뉴스를 보니 노대통령인지,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인지가 "...(전략)... 도덕성과 책임감을 잃은 노동운동은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믿거나 말거나) 내가 생각하는 나는 그닥 진보적인 사람도 아니고, 민주노동당 당원도 아니다. 여기 첨가되는 한 가지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민주노동당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 '좋아한다'는 것을 생활에서, 행동으로,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자, [예고 살인]에서 살인자는 살인을 예고하였다.
그러나, 그 살인이 용서되는가? 아니다.

노무현은 "나는 현실 저치인이므로 여러분이 바라는 그대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였다.(나는 위 말씀을 해 주신 우리모두앙을 의심할 생각은 전혀 없다. 더 위에서 말하였듯 지금 이 순간에도 존경하는 분이다.)
그러나 오늘 노대통령이 조흥은행 파업에 대하여 한 말이 용서되는가? "적어도 나는"아니다.

노동3권은 '인간'의 권리 아닌가?
여성의 권리(이게껏 빼앗기고 무시되어 온!)가 '인간'의 권리이듯이, 세계 최고에 속한다는 갯벌이 보조될 권리(?)가 '생명 가진 것'의 권리이듯이 말이다.

나는 '도덕성, 책임성' 운운하는 멘트에 약간이자만, 몸서리를 친다.
줏대없게도(?) 노무현에 대한 일말의 믿음 역시 버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덧글) 직장에서 퇴근하면, 나는 시청역 발 서울대입구역 도착, 의 2호선 지하철을 탄다.
오늘 서울대입구역 직전 봉천역에서 열차가 멈추었다. 얼른 집에 갈 마음에 빠져나오면서 장애인 단체에서 시위하나 보다 하고 예측을 했다.

그때 솔직히, "귀찮다."는 느낌알 가졌다. 아직 멀었다.

(역을 나오면서 듣기로는 어떤 여자가 - 뛰어들었는지 아님 넘어져 미끄러졌는지 간에 - 지하철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적게 다쳤기를, 혹 고인이 되었다면 영면히기를.)

'옛적끄적인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 달리다  (0) 2011.12.31
질려버린 '신화 대량차용'  (0) 2011.12.31
패배"자"에게서 배운다는 것  (0) 2011.12.31
혼자 영화보러 갈 것을 결심하고서  (0) 2011.12.31
비오는 날의 면발  (0) 2011.12.31
Posted by taichiren
,
20030609 우리모두

흔히들, 실패(또는 패배)에서 배운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은 성공(승리)한다고 한다.
이 경우 실패 혹은 패배는 '결국은 승리한' 자신의 것이다.

그런데 옛날, 고대 그리스의 한 장군(확실히 기억하지 못하나 알렉산드로스의 아버지 필리포스인 듯)이 사막에 기병대를 끌고 가서 그 곳 왕과 싸웠다고 한다. 그 왕은 낙타부대를 끌고 나와 싸웠고......
다른 지형이라면 몰라도 사막에선 낙타가 말보다 유리한지라...... 그리스의 장군은 힘들게 싸웠는데, 그래도 결국은 이겼다고 한다.

내가 정말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그 다음 이야기이다. 그리스의 장군은 자신의 고전 경험에서 배워, 낙타부대를 창설했다는 이야기......


자신이 성공하는 데 사용한 수단이 성공의 요인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지도 모른다. 채택한 수단 중에는 어쩌면 자신을 실패로 이끌었을 그런 종류의 수단도 있었을 수 있다. 다른 요인들이 그 불안요인을 극복하게 해 주었거나 상대방의 수단이 가진 불안요인이 더 컸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에게 패배한 자의 것이라도, 배울 만한 것은 배우려 하는 것 - '유연한 사고'의 한 일면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taichiren
,